제주도 골프장 라운드 후기

제주 아덴힐CC, 서부 중산간의 시원한, 난이도 있는 골프장

제주도민 골퍼 2022. 7. 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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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년여 만에 제주 아덴힐CC를 댕겨 왔습니다.

 

한국의 대표 코스 디자이너인 송호 씨가 제주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설계한 아덴힐CC.

남촌, 동촌, 드비치 등 내륙의 유명코스 외에도 제주에서는 세인트포, 엘리시안을 설계하고 가장 마지막으로 아덴힐CC를 설계했습니다.

 

언뜻 제주의 세인트포, 엘리시안, 아덴힐을 생각해 보면 언뜻 비슷한 느낌이 들면서도 각자 개성이 뚜렷한데 그건 아마 세 코스가 위치한 지역의 지형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인 듯합니다.

 

완만한 저지대의 세인트포, 중산간의 평탄한 목장 같은 엘리시안, 그리고 중산간의 구릉지대의 아덴힐.

 

대충 어떤 느낌인지 오시나요? :)

 

완만한 구릉지대에 위치한 아덴힐CC는 지형적 특성상 조석으로 해륙풍이 방향을 바꿔 가며 부는 곳입니다.

때문에 겨울에는 어지간히 날씨가 좋을 때가 아니면 플레이가 쉽지 않지만, 여름에는 타 구장 보다는 시원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구장입니다.

 

대신 난이도는 송호의 세 코스 중 가장 높다 할 수 있는데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한라산 착시가 심한 그린이 한 몫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비기너 보다는 최소 보기플레이 이상, 특히 싱글 핸디캡 골퍼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1년 여 만에 다시 찾은 아덴힐CC는 코스 컨디션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아덴힐 왕이메코스 1번홀

 

서해건설에서 중흥건설로 잠시 매각됐다가, 중흥건설의 내부사정으로 신탁회사로 재매각되었다고 하는데, 이후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코스관리에 투자비를 늘린 탓인지 잔디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마침 이틀 전에 생애 첫 이글도 한 터라 힘이 잔뜩 들어가 210미터의 드라이버가 왼쪽 벙커에 들어가고, 탈출도 실패하면서 첫 홀부터 더블보기를 기록. 골프 참 어렵습니다..

 

아덴힐 왕이메코스 2번홀

우측으로 90도 꺾어지는 도그레그홀인 왕이메 2번홀.

드라이버로 욕심내다 장타자가 아니라 번번이 실패한 관계로 우드로 티샷해, 무난히 파를 기록합니다.

 

아덴힐 왕이메코스 3번홀

온그린을 하긴 했지만 '마라도 온'을 하다 보니 쓰리펏을 해 보기.

첫 퍼팅을 나름 잘 붙였는데 1미터 남짓한 숏 퍼팅을 미스했네요. 미세한 경사가 까다롭습니다.

 

아덴힐 왕이메코스 4번홀

4번홀은 300미터가 안되는 짧은 파4홀이지만, 240~50미터 이상 치는 장타자가 아니라면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죠. 왼쪽 소나무 방향으로 안전하게 티샷을 보내면 100미터 안쪽으로 세컨샷 거리를 남기게 됩니다.

저는 세컨샷 뒤땅 미스를 내서 또 한타를 까먹었습니다.

(이 놈의 땅욕심...)

 

아덴힐 왕이메코스 5번홀

개인적으로 늘 어렵게 느끼는 파5 5번홀.

시각적으로는 개미허리처럼 보이지만 다행히(?) 티샷 랜딩지점은 우측으로 넓어지는 편이라 거리 욕심을 내기 보다 방향에 집중한다면 무난한 공략이 가능합니다. 

 

아덴힐 왕이메코스 5번홀 그린

티샷을 220미터 잘 쳤지만 러프에 떨어진데다 남은 거리가 꽤 부담이 돼 세컨샷 100미터 레이업한 후, 125미터 써드샷 공략해 투 펏. 기분 좋은 파를 기록했습니다. ㅎ

 

아덴힐 왕이메코스 6번홀

핸디캡 1번홀이라는 왕이메 6번홀.

티샷을 잘못 쳤지만 운 좋게도 벙커 전. 까다로운 그린까지 180미터가 남아서 하이브리드로 안전하게 3학년 1반 전략으로 공략해 다시 파를 기록. 동반자들과 캐디님께 칭찬 받았습니다. ㅎㅎ

 

아덴힐 왕이메코스 7번홀

너무 우쭐했던 걸까요.

힘이 잔뜩 들어간 티샷은 슬라이스로 아웃. 이후 계속되는 실수연발로 트리플 보기를 기록.

역시 골프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현재의 샷'에만 집중해야 하는 멘탈 스포츠인 듯합니다.

 

아덴힐 왕이메코스 8번홀

멘탈 부여잡고 임한 파3  8번홀.

원래는 175미터 정도의 긴 파3이지만 이 날은 앞 핀으로 150미터. 그러나 앞바람이 좀 있어서 한 클럽 여유있게 잡고 마라도 온. 가까스로 파를 기록해 멘탈 회복 성공.

 

아덴힐 왕이메코스 9번홀

 

500미터가 좀 안되는 파5 9번홀.

오르막이 있어서 그랬는지, 240미터 이상 치는 장타자가 둘이나 있어서 더 힘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드를 잡은 세컨샷부터 대재앙이 시작됐습니다.

 

우드를 연달아 미스 샷을 치고 해저드 들어가고, 오기로 또 치다 또 미스샷.

결국엔 파5 홀에서 쿼드러블 보기, 에바를 쳤습니다.

 

분수를 알고 실력에 맞는 공략법을 택해야 하는데, 장타를 치는 동반자들을 의식했고, 자신 없는 클럽으로 무리한 샷을 연발하다 제대로 응징(?)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전반은 올 해 들어 가장 최악인 11개 오버파의 스코어를 기록합니다.

 

인생을 닮았다고 하는 골프.

이렇게 또 인생을 배운 아덴힐CC에서의 전반 9홀 라운드 후기였습니다.

 

비록 좋지 않은 스코어를 기록하긴 했지만 홀마다의 개성이 뚜렷하고 전략적인 공략을 요구해 동반자들과 흥미진진한 경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보기플레이 이상의 실력을 가진 골퍼 분들에게 추천드리며, 싱글 핸디캡 골퍼 분이라면 꼭 한번 라운드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혹 비기너라면 제주골프 여행 일정을 짤 때 첫째 날보다는 둘째나 셋째 날, 아침 이른 티오프 보다는 오후 티오프를 예약하셔서 충분히 몸을 풀고 라운드하시기 바랍니다.

 

7~8월 주중 1부에는 2인요금으로, 2부에는 3인요금, 주말에는 3인요금으로 2인플레이 또한 예약 가능하며, 쾌적한 35평/47평 골프리조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후반 9홀 라운드 후기는 곧 정리해서 찾아 뵙겠습니다. Coming S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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