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골프장 라운드 후기

블랙스톤CC에서 처음으로 80대 스코어 친 날

제주도민 골퍼 2022. 11. 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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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최고 3대 명문코스라고 하면 나인브릿지, 핀크스, 블랙스톤을 말합니다.
워낙 예약이 힘들기도 하지만, 코스관리 수준에서부터 레이아웃이나 서비스 모두가 타 골프장 보다 월등하다고 할 수 있죠.

그 중 회원과 동반하지 않으면 라운드 자체가 불가능한 나인브릿지나 핀크스와 달리 블랙스톤은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예약이 가능하긴 합니다.
그래서 저도 1년에 1~2번 정도는 라운드하는 경우가 있는데, 평균적으로 87~89타 정도를 치는 보기플레이어인 제가 블랙스톤에서는 여지껏 단 한번도 80대 타수를 쳐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드디어 처음으로 80대 타수를 기록했습니다.
89타이긴 하지만 어쨌든 80대 스코어입니다. :)

보이스캐디 T8에 직접 입력한 블랙스톤에서의 스코어


속칭 레귤러온이라고 하는 그린적정율(GIR, Green In Regulation)이 38.9%.
블랙스톤의 짧지 않은 전장과 무시무시한 벙커링을 고려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티샷과 어프로치샷을 유지했다고 자평합니다.


블랙스톤 제주의 북코스 8번홀. 파5 464미터(화이트티 기준)

제주의 곶자왈과 초지를 그대로 살린 레이아웃 때문에 매 홀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정확도 높은 공략이 수반되어야 파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는 블랙스톤 제주.
단지 수만 많은게 아니라 2미터를 훌쩍 넘는 무시무시한 벙커가 즐비해 벙커에 빠지지 않는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필수라 할 수 있죠.

여기서 그치는게 아니라 언듈레이션이 상당한 그린 때문에 퍼팅에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레귤러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린 경사 때문에 그린 엣지까지 흘러 내려 쓰리펏, 포펏을 몇 번이나 했는지…

그래서 통상 블랙스톤을 방문하는 골퍼들은 통상 본인의 평균 타수 대비 최소 5타 이상을 더 기록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날 매우 집중하면서 볼을 치다 보니 사진을 많이 못 찍었지만 그 중 몇 컷만 추려 봅니다.

블랙스톤 제주 동코스 1번홀

화이트 기준 446미터의 다소 짧은 파5 홀이지만 우측에 큰 벙커군이 있어 무조건 페어웨이 중앙이나 좌측을 공략해야 합니다.
일전에 우측 벙커에 빠졌다가 타수를 어마 어마하게 잃어버렸다는….

블랙스토 제주 동코스 7번홀

화이트 기준 142미터의 파3 홀인데 이 날은 좌측 백핀이라 그린 앞의 크고 깊은 3개의 벙커가 더 위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온그린은 했지만 언듈레이션이 심해 쓰리펏을 기록해 몹시 아쉬웠습니다.

블랙스톤 제주 동코스 9번홀

화이트 기준 360미터의 다소 긴 파4홀인데, 우측 워터해저드와 좌측 벙커들 때문에 티샷을 자신있게 치기 부담스러운 홀입니다.
그러다 보니 세컨샷 거리도 꽤 많이 남게 되는데, 이 날은 티샷을 230미터 정도 쳤더니 벙커로 들어가 결국 쓰리온에 투펏으로 보기를 기록했습니다.

블랙스톤 제주CC의 동코스는 전체 27홀 코스 중 그나마 난이도가 수월하다고는 합니다만, 제 개인적인 느낌으론 바람이 세 코스 중 가장 많은 편이라 결코 만만치는 않은 듯합니다.



후반 9홀은 북코스에서 플레이했습니다.

블랙스톤 제주 북코스 1번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시원한 북코스 1번홀.
화이트 기준 352미터의 파4홀로 S자 형태의 레이아웃의 전반적인 내리막 그린이 매우 도전적입니다.

블랙스톤 제주 북코스 3번홀

좌측의 핑크뮬리 밭(?)과 풍력발전기가 목가적인 정취를 자아내는 북코스 3번홀.
362미터의 파 4홀로 레귤러 온이 쉽지 않은데, 그린 초입의 언덕과 그 뒤로 급격히 흘러 내리는 그린 경사가 무척이나 까다로웠습니다.


다음 홀은 제가 이 날 블랙스톤 제주CC에서 라운드하면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북코스 4번홀입니다.


블랙스톤 제주 북코스 4번홀. 파5 473미터 (화이트티 기준)

요즘에야 화이트 티에서 500미터가 넘는 파5 홀도 매우 많지만, 위와 같은 레이아웃 때문에 473미터의 전장이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블랙스톤 제주 북코스 4번홀. 세컨샷 하기 전.

티샷이 꽤 잘 맞아서 맞바람이었지만 230~40미터 정도를 날려 페어웨이에 안착시켰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만큼 거리가 남은데다 워터해저드 때문에 제 실력으로는 투온 시도 불가..
그냥 우측의 벙커군을 향해 하이브리드로 세컨샷을 날렸습니다.

블랙스톤 제주 북코스 4번홀. 써드샷 하기 전.

하이브리드 샷의 탄도가 높이 뜨면서 맞바람 때문에 비거리 손해를 봤네요.
그렇지만 써드샷하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오히려 우측지역은 경사가 좀 있는 편이라 평평한 라이에서 치는게 더 낫다 싶었습니다.

블랙스톤 제주 북코스 4번홀. 써드온을 성공하고 그린으로 걸어가던 중.

맞바람을 의식해 한 클럽 여유있게 잡고 써드샷을 했는데 약간 두껍게 들어가 긴장, 다행히 여유 있는 클럽 선택 덕분에 온그린에 겨우 성공합니다.
풍경으론 아름답지만 공략하기엔 참 부담스러운 레이아웃과 핀 포지션입니다.

블랙스톤 제주 북코스 5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바라 본 4번홀 그린 전경

첫 퍼팅이 다소 길어 부담스러운 거리를 남겼지만 침착하게 퍼팅을 해 이 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파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80대 타수 스코어를 치면 파를 4~5개는 기록하는 편인데, 이 날은 버디 1개, 파 1개 밖에 기록하지 못했네요.
드라이버가 꽤 잘 맞아서 초속 8~9미터의 바람 속에서도 220~40미터의 비거리를 기록하고 그린 공략도 나쁘지 않았는데, 그린에 맞고 경사에 흘러 그린 밖으로 나가거나 쓰리펏을 여러 번 하면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남겼습니다.

쉽지 않은 코스 공략 과정을 거치며 기록한 블랙스톤에서 첫 80대 타수 스코어.
위의 사진처럼 라운드를 마치고 뒤돌아 되새겨 보니 더 뿌듯하고 기분 좋은 성적표가 아닐 수 없네요.


싱글 핸디캡, 프로 골퍼들로부터 제주도 명문골프장들에 대한 평가를 들을 때 블랙스톤 제주CC에 대한 평은 한결 같이 다음과 같습니다.

“어렵지만 매우 재밌고 아름다운 코스”


제주에 골프여행을 가신다면 꼭 한번 라운드 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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