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락 온 중학교 동창 녀석으로부터
핀크스 라운드 초대를 받아
다녀 왔습니다.
오픈 이래로 명문 구장으로 이름 높았던,
최근에는 회원이나
SK임원을 동반하거나
추천을 받아야만
라운드가 가능한
초초초명문 골프장입니다.
다녀 온 소감은,
역시 남다르다!!!
날은 더 없이 화창하고 따뜻했고,
오랜만에 만난
동창 녀석들과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더랬죠.
아쉽게도 아침 티오프이다 보니
햇살을 마주 보는 홀에서는
역광 때문에
사진이 잘 안나오더라는 ㅠㅠ
아웃코스는
한라산 방향의 북코스.
대회코스인 동서코스 보다는
레이아웃이 좀 더 쉽다는 얘기도 있지만
저는 심한 그린 경사도 때문에
더 어려웠다는..
첫 홀의 긴장감 때문에
사진은 2번홀부터.
그린(Green)이 그림 같죠? ㅎ
역광 때문에 어둡게 나오긴 했지만
아름답다는 표현이 절로 나옵니다.
여유롭게 투온 하고
친구 녀석들이 올라가는 모습 찰칵.
별 기대 않은 퍼팅이 쏘옥~
2홀만에 버디를 ㅎㅎ
해가 조금씩 높아지며
아름다운 자태가 더 잘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페어웨이가 누렇게 보여서 한국잔디,
중지인가 싶지만
실제로는 최고급 양잔디인 벤트그래스.
벤트그래스가 한지형 잔디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온이 내려가면
색이 누렇게 변하긴 합니다.
그래도 어느 잔디보다도
다운블로우할 때의 샷감은
비교 불가!!!
뒤땅을 세게 치면
삼겹살 한 줄이 뚝딱 만들어집니다 ㅎ
아침 햇살을 등지니
이렇게 밝을 수가..
그래도 핀은 중앙에 꽂아서
그린 공략에 부담을 덜했지만,
그렇다고 온을 하진 못...
이 홀부터 핸디가 슬슬 나오기 시작합니다.
파 5홀에서 세컨샷까지 잘 쳐서
웨지거리를 남겼는데,
버디 욕심에 힘이 들어갔는지
웨지로 생크를...ㅠㅠ
핸디캡 2번홀이라는
다음 파4홀에서는
세컨샷 미스로 해저드.
드롭 후 핀에 붙이려다
탑볼 맞아 또 해저드.
얼마만의 양파인지...ㅠㅠ
겸손하지 않으면
바로 응징을 가하는 골프입니다.
핀크스 같은 명문구장에
인조매트는 옥의 티라고 생각했지만,
무심한 듯 준비해 놓은 숏티와
핀크스 스러운 티마커,
그리고 딱딱하지 않은
질 좋은 매트를 보며
역시 핀크스다 생각해 봅니다.
북코스 마지막 9번홀 좌측에는
배수공사가 한창이었고,
그린 앞 워터해저드는
인공암이 부자연스럽다고
자연석으로 새로 공사를 한다네요.
매년 도내 골프장 중
가장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구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9.5홀이 없으면 골프 라운드가 아니죠.
특히나 핀크스에서는 그렇습니다.
서귀포 촌놈들의 소울푸드,
모닥치기를 주문했는데
이런 고급진 모닥치기라니 ㅋ
'모닥치기'는 90년대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유행하던
분식메뉴의 이름인데요,
분식집에서 나오는 메뉴를 모두 모아
한판에 내 놓는걸 말합니다.
핀크스 모닥치기는
정통(?) 모닥치기이기 보단
고급 퓨전스타일 버전이었습니다.
아무튼 JMT~ :)
후반은 동코스로 다시 시작.
전장은 길지 않지만
곳곳에 도사린 크고 작은 벙커와
까다로운 그린 때문에
정교한 플레이를 요구합니다.
후반부터 급 뒷땅이 나
해저드에 퐁당했지만
너그러운 친구들이 멀리건~
전 뒷땅에 힘이 들어가
그린 뒤 벙커로 직행했지만
그림 같은 벙커 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
*벙커샷을 하도 많이 하다 보니
벙신 소릴 좀 듣습니다 ㅎㅎ
나름 아이폰13프로로 찍었는데
역광 때에는 사진이 영 시원찮네요..쩝
그린 앞 벙커가 무시무시하죠?
대신 전장이 300미터가 안되는
짧은 파4홀이라
드라이버만 페어웨이로 잘 보내면
웨지로 그린 공략이 가능합니다.
비기너 친구는
벙커에 부담을 느꼈는지
뒷땅은 연발해 타수를 까먹네요.
자신있는 웨지샷이 어느 홀보다
필요한 홀입니다.
몇 년 전에 핀크스 왔을 때도 느꼈지만
핀크스와 나인브릿지를 비교하는 분들의 평가가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면서도
유독 핀크스에 박한 평가를 주던 요소가
바로 저 송전탑.
자연과 함께 하는 운동인 골프라는
태생적 특성상
송전탑으로 인해
핀크스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곤 했는데
결국 올 해 엄청난 예산을 들여
4~5기의 송전탑 지중화 공사를 한다는...
SK라는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핀크스의 위엄입니다.
당장 제가 사는 삼화지구만 해도
새롭게 조성된 신시가지이다 보니
전봇대가 하나도 없어서
시각적으로 굉장히 쾌적한 느낌을
많이 받는데
송전탑 없는 핀크스GC는
얼마나 아름다울 지 몹시 기대됩니다.
후반전 막판에 이르러서는
그린 공략 아이언샷에서 미스가 많아
계속 벙커행.
특히 마지막 파5 9번홀은
그린 주변이 살벌무시~
무시무시한 그린 앞 벙커를 피해서
여유있는 클럽으로 써드샷을 공략했더니
그린 뒷벙커행 ㅋ
잘 탈출했지만
까다로운 경사도 때문에 쓰리펏,
결국 더블보기로 마무리했습니다.
핀크스GC는
SK를 모기업으로 둔 명문골프장답게
매년 타 구장의 몇 년치 예산을
투자하고 있어
최고의 시설과 코스 컨디션을 자랑합니다.
최고급 양잔디인
벤트그래스는
다운블로우로 디봇을 낼 때마다
PGA 선수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하고,
산방산과 서귀포 앞바다,
오름들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은
코스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큰 여유를 줍니다.
아라고나이트 온천 노천탕에서
몸을 누이고 있으면
이래서 성공해야 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라커 내 아메니티나
화장실의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명문 골프장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하고
돌아온
그래서
친구 녀석에게 더욱 고마웠던
하루였습니다.
칭구야,
SK 오래 오래 다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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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5일 라운드하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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